'대충 알겠다'는 리스닝에서 가장 믿을 수 없는 감각이다. 답을 확인하면 정답은 알 수 있다. 하지만 그 순간, 처음에 자신이 어디까지 이해했는지는 더 이상 떠올릴 수 없게 된다. 정답에 덮여 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듣기가 끝나면 바로 세 줄만 쓴다. 다시 듣거나 대본으로 알게 된 것은 지워서 고치지 말고 덧붙인다. 고치지 말고, 더한다. 그것만으로 처음의 이해와 나중에 보완한 이해의 차이가 종이 위에 그대로 남는다.
세 줄의 내용은 이것뿐
- 이야기의 줄거리: 누가 무엇을 하려 했고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면 '?'로 충분하다. 그럴듯하게 채우지 않는다.
- 들린 말: 귀에 남은 단어나 구. 철자가 불안하면 소리 나는 대로 적어도 좋다. 정확함보다 소리로 잡아냈다는 사실이 더 중요하다.
- 헷갈린 점: 들으면서 걸렸던 부분. 이곳이 다음 다시 듣기에서 노릴 장소가 된다.
왜 나눠서 쓰는가. 첫째 줄은 장면이나 흐름으로 구성한 이해, 둘째 줄은 소리에서 잡아낸 말이다. 듣기는 소리에서 단어를 인식하는 처리와 상황이나 앞뒤 말을 이용하는 이해가 결합해 작동한다(TeachingEnglish의 리스닝 해설). 한데 섞어 쓰면 자신이 '들었는지' '맞혔는지' 알 수 없게 된다. 줄을 나누면 부족했던 것이 소리인지 흐름인지 한눈에 알 수 있다.
쓰는 것은 다 듣고 난 뒤여도 좋다. 오히려 그편이 좋다. 들으면서 길게 쓰면 주의는 쓰는 쪽으로 빼앗긴다.TeachingEnglish의 리스닝 수업 설계 해설에서는, 듣는 도중의 긴 답안은 부담이 크다고 하며, 짧은 응답으로 하거나 생각할 시간을 두는 등의 방법이 소개되어 있다. 듣는 동안 꼭 남기고 싶다면 한 단어만. 그것으로 충분하다.
예를 들어, 이런 대화
만남 장소를 정하는 짧은 대화다. 소리만으로 듣는 셈 치고 읽어 보길 바란다.
Maya: Shall we study at the library at four?
Tom: Four's fine. But isn't the library closed on Mondays?
Maya: Oh, you're right. How about the café next to it?
Tom: Sure. Same time, then.
다 듣고 난 직후에는 이 정도밖에 쓸 수 없다
솔직한 첫 세 줄은 이런 것이다.
- 줄거리: 4시에 카페에서 공부한다?
- 들린 말: four, library, café
- 헷갈린 점: 도서관과 카페, 어디로 가는 거지?
four와 café는 잡아냈고, '4시에 카페'라는 결론 자체는 맞았다. 하지만 줄거리 줄의 '?'가 모든 것을 말한다. 왜 카페인지, 도서관 이야기는 어떻게 사라졌는지는 아직 아무것도 모른다. 단어 두 개를 이어 결론을 지어낸 단계다. '왠지 알겠다'의 정체가 대략 이것이다.
두 번째로 들으면 메모는 여기까지 자란다
다시 듣고 알게 된 것은 각 줄 아래에 라고 붙여 덧붙인다. 원래 줄은 지우지 않는다.
- 줄거리: 4시에 카페에서 공부한다?
- 도서관이 월요일에는 닫는다 → 장소만 카페로 변경. 시간은 same time으로 4시 그대로
- 들린 말: four, library, café
- closed, Mondays, same time
- 헷갈린 점: 도서관과 카페, 어디로 가는 거지?
- 카페로 결정. 어느 카페인지 아직 모른다
늘어난 것은 단어만이 아니다. '시간은 바뀌지 않고 장소만 바뀌었다'는 관계와 그 이유까지 줄거리 줄에 들어갔다. same time을 들음으로써 처음에 나온 four가 끝까지 살아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메모가 자란다는 것은 이런 것이다.
대본으로 알게 된 것은 귀로 알게 된 것으로 하지 않는다
대본을 보고 처음 알게 된 것은 이라고 붙여 분명히 구별한다. 여기를 애매하게 하면 메모는 단번에 믿을 수 없게 된다.
- 헷갈린 점: 도서관과 카페, 어디로 가는 거지?
- 카페로 결정. 어느 카페인지 아직 모른다
- next to it = 도서관 옆 카페. 다시 듣기에서는 next가 들리지 않았다
와 을 나누는 이유는 단순하다. '옆 카페'는 귀로 잡지 못하고 문자로 보완한 이해이기 때문이다. 같은 표시로 쓰면 나중에 다시 읽을 때 들어서 이해한 것처럼 보인다. 이 붙은 곳은 약점의 표시다. 다음에 다시 들을 때는 그곳을 소리로 잡으러 간다.
깔끔하게 베껴 쓰지 않는다. 그것이 이 메모의 정답이다
처음의 '4시에 카페'는 결과로는 맞았다. 하지만 대화가 이어지면서 시간까지 바뀌었다면, 두 단어를 이은 이해만으로는 알아차리지 못했을 것이다. 세 단계를 나란히 놓고 보이는 것은 정답인지 아닌지가 아니다. 어느 단계에서 무엇을 알게 되었는지다.
그래서 메모는 깔끔하게 베껴 쓰지 않는다. 화살표도 '?'도 잘못 쓴 것도 남긴다. 지저분한 그대로의 메모야말로 처음 자신의 이해를 그대로 읽을 수 있는 기록이 된다.
세 줄 메모가 효과를 내는 것은 들은 직후의 이야기다. 시간이 비었다면 먼저 떠올리는 것부터 시작하는 편이 좋다. 그 순서는'떠올리는 시간' 만들기에 썼다. 들은 직후에는 세 줄로 근거를 남기고, 다음 날은 떠올리는 데서부터 들어간다. 이 두 가지로 리스닝은 꽤 정직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