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장을 비교할 때 나는 먼저 수록 어수보다 설계를 본다. 1권이 어떤 단위로 외우게 하고, 하루의 어디에 들어가도록 만들어져 있는가. DUO 3.0과 키쿠탄은 둘 다 오래 쓰이는 스테디셀러인데 그 설계는 거의 정반대다. DUO는 예문 안에 단어를 욱여넣고, 키쿠탄은 소리의 리듬에 단어를 태워 몇 번이고 돌린다. 우열을 가리기보다 먼저 목적과 생활에 맞는 쪽을 가려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설계의 차이는 '문장에 욱여넣는가' '소리로 돌리는가'

DUO 3.0의 단위는 예문이다. 중요 단어 1,572개와 중요 숙어 997개를 중복을 피하며 560개의 기본 예문으로 응축하고 있다. 1문장을 읽으면 단어의 뜻뿐 아니라 단어의 결합과 문장의 형태까지 함께 주울 수 있다. 단어를 외우는 작업과 영문을 읽는 작업을 나누지 않는 설계다. 그 대신 1문장이 무겁고, 모르는 단어가 겹치면 문장마다 발이 멈춘다. 책상에서 본문과 마주하는 시간이 이 교재의 주전장이 된다.

키쿠탄의 단위는 16단어다. 개정 제2판의 표제어는 1,120단어로, 챈트 오디오에 태워 '영어→일본어→영어'를 반복하고, 구나 예문의 오디오로도 확인한다. 중심은 어디까지나 단어를 작은 단위로 귀와 입에 익숙하게 하는 것이다. 오디오는 별매 CD가 아니라 앱 booco로 듣는다. 본책도 B6 변형판으로 휴대하기 쉽고, 설계 전체가 이동 중의 짧은 시간으로 기울어 있다.

오디오와의 관계도 대조적이다. DUO의 오디오는 본책과 별도로 갖추는 것으로, 기초용은 뜻을 잡으며 듣는 동반자 역할, 복습용은 560문장 전체를 약 60분에 흘리는 회독 역할이 된다. 어디까지 더 살지를 스스로 조립하는 재미가 있는 반면, 처음에 운용을 정하지 않으면 본책만으로 만족해 오디오를 재우는 일이 있다. 키쿠탄은 종이와 booco를 조합하는 전제로 입구가 하나로 정리되어 있다.

하루의 부하는 양보다 '무거움의 종류'가 다르다

DUO를 하루 1섹션 나아가면 예문은 12–13개. 숫자만 보면 가볍다. 다만 그 안에는 평균 50개를 넘는 표제어・숙어가 들어 있다. 게다가 파생어나 관련어까지 욕심을 내면 1섹션은 훌륭한 영문 해석 과제가 된다. 그래서 DUO의 부하는 시간의 길이라기보다 집중력의 소비다. 끝이 보이는 560문장을 몇 번이고 돌리는 전제로, 1회독부터 전부 외우려 하지 않는 돌리는 법이 맞는다.

키쿠탄은 하루 16단어로 상한이 명확하고, 오디오를 듣고 책으로 확인하는 1회가 10분 전후. 주 112단어를 10주 계속하면 1회독이 끝난다. 늦은 날이 있어도 주말로 모을 수 있기 때문에, 부하는 '오늘 분량이 끝났는가'로 판단하기 쉽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숫자의 읽는 법이다. 키쿠탄의 '4000단어 레벨'은 목표 레벨의 이름으로, 표제어는 1,120단어. DUO의 2,569개라는 표제어 수와 그대로 비교할 것이 아니다.

계속되는지는 생활 리듬으로 거의 정해진다

매일 책상에 앉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고 영문을 읽는 힘도 기르고 싶다면 DUO가 맞는다. 기초 문법과 기초 어휘가 조금 들어 있는 사람일수록 예문의 밀도가 효율로 바뀐다. 반대로 책상 앞에 앉기 전에 하루가 끝나 버리는 사람에게는 그 무거움이 입구에서 가로막는다. 교재가 나쁘게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쓰는 장소가 맞지 않을 뿐이다.

통근, 가사, 산책 등 귀만 비어 있는 시간이 많다면 키쿠탄이 맞는다. 스마트폰으로 오디오를 바로 재생할 수 있고, 하루 16단어라는 구분도 작다. 단어를 우선 떠올릴 수 있는 상태로 만들고 싶은 사람이나, 영어 학습을 재개해 매일의 회전수를 되찾고 싶은 사람에게 맞는다. 한편 문장 안에서의 쓰임과 읽기의 두께까지 1권으로 나아가고 싶은 사람에게는 키쿠탄의 가벼움이 부족해진다.

둘 다 산다면 순서는 키쿠탄에서 DUO로

둘 다 쓴다면 나는 키쿠탄을 앞에 둔다. 10주에 Basic을 1회독하고, 기본 단어를 떠올리는 속도와 매일 계속하는 감각을 먼저 만든다. 그 후 DUO로 나아가면 낯익은 단어가 예문 안에서 일하는 장면을 만나, '안다'를 '읽어 쓸 수 있다'로 옮기기 쉽다. 2권을 동시 진행하면 하루 분량도 복습의 자리도 애매해진다. 순서를 매기기 때문에 2권은 경쟁이 아니라 계단이 된다.

물론 이미 책상에서 공부하는 습관이 있고 Basic의 범위가 쉽게 느껴진다면 키쿠탄부터 시작할 필요는 없다. 그 경우는 DUO를 주교재로 삼고 키쿠탄은 이동 시간의 보조로 돌리는 편이 자연스럽다. 순서의 원칙은 어휘의 토대와 계속의 형태가 아직 없는 사람을 위한 것이다.

이번에 비교한 것은 DUO 3.0(종이판)과 개정 제2판 키쿠탄 4000단어 레벨이다. 책상에서 문장을 읽는 시간이 주전장이라면 DUO, 귀가 비는 시간으로 회전수를 만든다면 키쿠탄. 단어장 고르기는 평판의 승부가 아니라 자기 생활에 놓을 수 있는 설계의 승부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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