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재를 사기 전에, 먼저 사양을 본다. 수록 단어 수, 하루 분량, 오디오를 듣는 법. 이 3가지가 애매한 교재는 대개 쌓아 두기가 된다. 알크의 『키쿠탄4000 단어 레벨』은 그 3가지가 전부 분명한 드문 단어장이다. 표제어는 1120개, 하루 16단어, 오디오는 앱으로 듣는다. 화려함은 없다. 하지만 단어장에 필요한 것은 화려함이 아니라 내일의 분량이 정해져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챈츠는 '음악에 실어 입이 외우는' 방식

키쿠탄의 핵심은 챈츠다. 음악의 리듬에 실어 '영단어→일본어→영단어' 순으로 오디오가 흐르고, 그것을 흥얼거리며 외운다. 책상에 앉아 묵독하는 단어장과는 반대로, 귀와 입이 먼저 움직이는 구조다. 처음에는 '이런 걸로 외워질까' 싶지만, 며칠 출퇴근길에 흘리다 보면 의미를 떠올리기 전에 리듬째 단어가 입에서 나온다. 소리의 형태가 먼저 남는 것이 듣는 교재의 강함이다. 단어장을 펼 기력이 없는 날도, 이어폰을 귀에 넣는 것만이라면 할 수 있다. 그 '시작하기 쉬움'이 이 방식의 실력이다.

오디오에는 표제어의 챈츠뿐 아니라 구와 예문의 오디오도 들어 있다. 단어 단품으로 끝나지 않고, 짧은 구 안에서 어떻게 쓰는지까지 귀에 들어오는 것이 좋다. 다만 챈츠는 떠올리는 계기를 만드는 장치로, 흘려 두기만 해서는 정착하지 않는다. 소리 내어 말하기, 주말에 테스트하기. 이 2가지와 세트로 비로소 통하는 교재다.

하루 16단어×10주. 주 단위로 돌리는 설계

Basic은 하루 16단어로 나아간다. 16단어×7일로 주 112단어, 표제어 1120단어를 10주에 1회독하는 계산이다. 하루 분량은 오디오를 듣고 책으로 확인해도 10분 전후. 평일은 새 16단어를 넣고, 주말에 그 주의 분량을 모아 복습한다고 정해 두면 망설이지 않는다. 늦어진 날 다음 날 32단어를 하는 것은 그만두는 편이 좋다. 일 단위로 엄밀히 돌리려 하면 1번의 지연으로 전부 무너진다. 주 단위로 만회할 수 있는 설계인 것이, 이 책의 사실은 가장 큰 장점이다.

돌리는 법은 심플하게, 아침 출근길에 오늘의 16단어를 듣고, 돌아오는 길에 한 번 더 듣고, 주말에 빨간 시트로 의미를 가리고 테스트한다. 책은 B6 변형판으로 한 손으로 들 수 있다. 전철 안에서 펼쳐도 방해가 되지 않는 사이즈감도, 매일 들고 다니는 교재의 사양으로서는 은근히 통한다.

2회독은 방법을 바꾼다. 1회독에서 표시한 '주말 테스트에서 나오지 않은 단어'만 주워, 같은 16단어의 틀로 돌린다. 전부를 처음부터 다시 하면 질리고 시간도 걸린다. 몰랐던 단어만의 2회독은 1회독보다 빨리 끝나고, 그대로 Advanced로 나아갈 판단 재료도 된다. 1권을 몇 바퀴고 도는 것보다, '끝내고 다음으로 가는' 편이 단어장은 통한다.

오디오는 CD가 아니다. 앱 'booco'로 듣는다

여기는 판의 구별 포인트. 2012년 개정판은 CD 2장이 포함이었지만, 현행 개정 제2판(2019년)에 CD는 붙어 있지 않다. 오디오는 알크의 학습 앱 'booco'로 듣는다. 개정 제2판의 Basic은 booco의 대응 서적에 들어 있어, 종이책과 조합해 쓸 수 있다. 재생 속도 조정이나 구간 반복도 앱 쪽에서 가능해서, 스마트폰만으로 돌린다면 CD 시대보다 오히려 편해졌다. 중고로 살 때 판을 착각하는 일이 정말 많다. CD로 듣고 싶은 사람은 구판, 앱으로 듣는 사람은 개정 제2판. 사기 전에 여기만은 정해 두고 싶은 부분이다.

한 가지 더, 파고들어 듣는 이야기. 주말 테스트에서 나오지 않은 단어는 구 오디오 쪽을 짧게 끊어 다시 들으면 정착이 달라진다. 그런 듣기 연습에는 Rehear 같은 구간 반복형 앱도 맞는다. 이 매거진을 운영하는 팀의 리스닝 연습 앱으로, 챈츠로 입에 올린 단어를 구의 소리로 다시 확인하는 시간에 딱 좋다.

Entry, Advanced와의 고르는 법. 맞는 사람・맞지 않는 사람

레벨의 계단은 이렇게 되어 있다. 토대부터라면 Entry(2000단어 레벨). 고등학교–대학 입시의 표준과 어른의 다시 배우기의 중심이 되는 것이 Basic(4000단어 레벨)으로, 영검이라면 3급–2급, TOEIC이라면 350–600점 정도가 기준. 난관대나 그 너머를 노린다면 Advanced(6000단어 레벨), 더 위에 Super(12000단어 레벨)가 있다. 망설인다면 Basic부터면 된다. Basic이 너무 쉽다고 느끼면, 그것은 실패가 아니라 졸업의 신호다.

출퇴근이나 집안일의 '귀가 비어 있는 시간'에 단어를 넣고 싶은 사람과, 하루 분량이 정해져 있지 않으면 이어지지 않는 사람에게 맞는다. 조용히 쓰면서 외우고 싶은 사람과, 단어를 '안다'에서 '문장 안에서 쓸 수 있다'까지 한 권으로 가져가고 싶은 사람에게는 맞지 않는다. 키쿠탄은 입구의 회전수를 올리는 교재로, 출구의 연습은 다른 교재가 필요하다. 그 구분이 가능하다면, 꽤 가성비 좋은 한 권이다.

사기 전에 정할 것은 3가지뿐. 판은 개정 제2판, 듣는 법은 booco, 돌리는 법은 평일 16단어+주말 복습. 정하고 나서 사면, 키쿠탄은 '사서 만족하는 단어장'이 되지 않는다. 현행 종이판은 개정 제2판 키쿠탄4000 단어 레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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