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은 이해했다. 그런데도 답변이 다른 이야기로 미끄러져 가는 것처럼 들린다. 영어 인터뷰에서 가장 놓치기 쉬운 순간이 대개 바로 이때다. 하지만 답변하는 사람이 질문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다. 질문의 틀 자체를 다시 짜고 있는 것이다. 그것을 알아차릴 수 있는지에 따라 긴 답변의 들리는 방식이 완전히 달라진다.
TED 공식 사이트에 2022년 7월 21일에 게재된 작가 Jennifer Egan의 인터뷰 원고를 읽어 보자. 진행자 Steven Johnson의 질문은 08:31, Egan의 답변은 09:33부터 시작한다. 단 한 번의 주고받음이지만, 틀의 재구성이 이토록 분명하게 드러나는 예는 드물다.
양자택일은 둘 중 하나의 답을 기다리게 한다
Johnson의 질문은 단순하다. 소설을 쓸 때 구조가 먼저 있는가, 아니면 인물에서 시작하는가.
이렇게 물으면 듣는 사람은 당연히 ‘구조’나 ‘인물’ 중 하나의 말을 기다린다. 그런데 답변이 그 어느 쪽으로도 시작되지 않으면 본론은 아직 뒤에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기다리는 방식이 답변을 멀어지게 한다. 먼저 의심해야 할 것은 자신의 귀가 아니라 그 기다리는 방식이다.
첫마디에서 답변은 이미 시작되고 있다
Egan의 답변은 이렇게 시작한다.
It's a little bit of a combination.
어느 한쪽이 아니다. 조합이라고 첫마디에서 단언하고 있다. 여기서 ‘단 하나의 답은 오지 않는다’고 받아들이면 이어지는 긴 설명에서 길을 잃지 않는다. 그다음은 무엇과 무엇의 조합인지를 들으면 된다.
‘조합’의 내용은 구조+인물이 아니다
이어지는 설명은 둘로 나뉜다. 하나는 시도해 보고 싶은 형식의 목록을 손에 쥐고 있다는 것이다. 어떤 형태로 써 보고 싶은가 하는 구상은 쓰기 시작하기 전부터 있다.
다른 하나는 실제로 쓰기 시작하는 입구가 시간과 장소라는 점이다. 여기가 핵심으로, 입구로 거론되는 것은 질문에 나온 구조도 인물도 아니다. 질문 밖에서 끌어온 말이 그대로 답변의 중심이 되고 있다.
따라서 ‘조합’을 구조와 인물 양쪽에서 동시에 쓰기 시작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잘못 읽게 된다. Egan이 보여 준 것은 해 보고 싶은 형식의 구상과 실제 집필의 시작이 따로 존재한다는 점이다. 답변이 어긋난 것처럼 느껴진 정체가 바로 이 끌어들임에 있다.
質問:構成から始めるか、人物から始めるか 返答の出だし:どちらか一方ではなく、組み合わせ 続く説明:形式は「試したいリスト」として持つ/実際の入口は時間と場所
세 줄로 줄이면 긴 설명이 ‘조합’의 내용을 나누어 이야기한 것임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청취는 문맥으로 앞을 읽는 처리만은 아니다. British Council의 듣기 해설에서 다루듯이, 맥락을 사용하는 이해와 소리로부터 단어를 인식하는 처리 모두 필요하다. 질문으로 예상을 세우는 것이 전자이고, 답변의 첫마디와 새로 끌어온 말을 포착하는 것이 후자다. 예상만으로 들으면 틀의 재구성을 놓친다.
어긋났다고 느끼면 첫마디로 돌아가라
다른 인터뷰에서도 형태는 같다. 양자택일이나 Yes/No로 답할 수 있는 질문 뒤에 답변의 첫마디가 어느 선택지도 아닌 말로 시작된다면, 그것이 재구성의 신호다. 이어지는 설명에서 질문의 말이 돌아오는지, 아니면 질문에 없던 말이 끌어와지는지 귀를 기울인다. Egan의 경우 끌어와진 시간과 장소야말로 답변이었다.
물론 모든 에피소드를 이렇게 해부할 필요는 없다. 마음에 걸리는 한 번의 주고받음에만 이 시각을 사용하면 되고,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전부 ‘교재’로 만들지 않기 위해에서 말하듯, 오로지 즐기기 위해 남겨 두는 에피소드가 있어도 좋다. 답변이 어긋났다고 느낄 때만, 질문으로 돌아가기 전에 답변의 첫마디와 처음 나온 말을 나란히 놓고 본다. 그것만으로 재구성된 자리가 보인다.
